№ 099  ·  2026.04.19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은 허무하다.만년필 다이어리 글쓰기

2026. 04. 19.

우리는 우리가 결국에는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그런 생각은 해 본적도 없는 것처럼 매 순간을 살아간다. 나 또한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이해하려는 시도를 무수히 반복하면서도 매일의 일상에서는 마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눈 앞의 문제에 전전긍긍하고 일희일비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그 현상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자아를 탐구 한다든지 진정한 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도를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나를 나라고 생각한다는 그 생각 자체가 나의 존재 그 자체이다. 그래서 죽음의 정의가 심장이 멈췄을때라든지 뇌사에 이르렀을때라든지 심지어 다른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라든지와 같은 다양한 정의를 내려보려는 시도 모두 그다지 합리적인 정의가 아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가 스스로 스스로를 생각하는 그 생각 자체만으로 그 순간의 현상으로서 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상으로만 보면 우리는 매 순간 죽고 있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죽음과 동시에 재생성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간의 개념에 의지한 채 자신을 인지하는 생각 현상 자체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아의 원리이다. 그래서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죽음 그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흔히 말하는 죽음 이후에는 자신은 자신이 죽었다는 생각 현상을 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더이상 재생성을 반복하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논리적인 이해를 하다보면 맞닥뜨리게 되는 인생의 허무함이 문제이다. 그러나 이 또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생이 허무하다는 그 생각마저도 허무하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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