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1  ·  2025.11.07

잊어버렸던 기록 2.만년필 글쓰기

[2025년 6월 6일]

인간 문명의 관점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의미는 인간 문명 내부의 일부의 사건의 발생 횟수에 비해 특정 사건의 발생 횟수의 상대적 속도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오늘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우주 전체의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에 대비하여 나의 하루가 흘러가 버림에 대해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이 문명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의 흐름에 비해 별 일을 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간 것을 한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 문명의 사건이 우리가 생각하는 사건의 방식으로 발생하지 않고, 예를 들어 공룡 시대가 사라진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인간 수명이 약 백년이 그리 흘러간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따라서 내가 고민하는 시간의 흐름은 내가 인지하는 이 인류 문명에 대비한 나의 생각 발현의 속도의 문제이다.

[2025년 6월 7일]

생각의 방향성은 언제나 기존의 신경계와 현재의 환경에 수동적이어서 정신을 차려보면 나의 생각은 이미 수동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 후이다.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며 시간이 흘러가는지는 그 제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생물의 진화 원리와 너무나 유사하게 적자생존의 원리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나로서 발현한다.

[2025년 6월 8일 일요일]

여전히 시간은 흐른다. 내가 나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이 생각은 기억을 매개로 과거의 나를 기억하고 나는 시간의 흐름을 경험한다. 나는 매순간 발생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기억 기능에 의해 발현하므로 항상 과거를 품은 채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발현하며 발생한다. 이 현상은 그 원리를 벗어날 수 없어서 스스로의 발현 원리를 이해했다 하더라도 항상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신경계의 패턴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환경에 의해 거의 자동적으로 발현될 수 밖에 없는 생각 현상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내가 지금 이 생각을 하고 있고 반복되고 있기에 나라는 생각 현상을 발현하는 이 신경계는 이제 이와 같은 스스로의 존재적 이해에 대한 패턴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고 나라는 생각 현상은 미래에 과거와는 다른 생각 패턴을 발현하게 된다. 이 상황은 그저 이 우주에서 발생하는 현상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되기로 정해졌다고 해도 맞고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맞는 일이다.

생각의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서 언제나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과 같이 시간이 흘러간 후이다. 시간은 사건의 횟수에 대한 개념이고 나의 신경계의 물질 작용 횟수를 내포할 수 밖에 없어서 순환 논리의 오류와 같이 생각이 발현한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전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든 살아가면서 생각을 발현하다가 결국에는 스스로 발현하던 생각 현상이 더 이상 발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대로 지나가는 현상이다. 그리고 언제나 말하는 것처럼 이와 같은 원리에 의해 나라는 생각 현상은 시간의 개념을 품은 채 지금 이 순간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생각 현상으로서 현상적으로 발현하는 것이지 연속적인 존재가 아니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내가 스스로 나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 생각 현상은 반복적으로 소멸하면서 재생성되고 있는 현상이다.

[2025년 6월 9일 월요일]

나는 역시 나에게서 다시 발현하였다. 생각 현상은 그저 우주의 현상으로서 발현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생각하면 어느 개체에서나 발현할 수 있고 현재도 발현하고 있으므로 내가 다른 개체로서 발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순환 논리에 의해 나는 나에게서만 발현할 수 있다.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이 생각 현상 자체는 나라는 개체의 신경계를 기저로 반복하여 발현하는 것이고 이 상황은 다른 개체에게서도 같은 상황으로 재현되고 있다. 그래서 생각 현상이라는 것은 그저 자연스럽게 이곳 저곳에서 발현하며 스스로 현상으로서 발현하고 있지만 그 생각 현상이 발현하는 기저 신경계에 의해 발현하므로 그때 발현한 생각 현상은 언제나 그 개체의 연속적인 발현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 간단히 말해서 그 신경계에 의해 반복되는 패턴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는 이 패턴은 지금 왜 이와 같은 생각을 반복적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인가.

언제나 관심이 가는 생각에 대해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오히려 반대로 표현해보자면 관심이 가서 생각이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일은 별 도움이 안되는 일이고 관심이 떨어지는 일이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것이 반대로 되면 좋을텐데 원리 상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반대로 발생하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나의 기억을 더듬어 이상적인 상황으로 생각이 진행되었던 적이 있는지 고찰해보아야 한다. 흔히 말하는 공부가 직업이던 시절 혹은 결과물이 자부심으로 다가오던 시절에는 이와 같은 이상적인 상황으로 진행되었다. 이것은 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관심이 가는 생각은 현재 보상이 오거나 적어도 근시일에 보상이 오거나 아니면 과거에 강한 보상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먼 미래더라도 보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현재 그 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이 어떠한 것도 없을 때는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일을 통해서는 보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보상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잡다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생각이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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